본문 바로가기

벌레이야기/벌레이야기

거미 이야기

서론-
'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곤충의 대변인 조안 엘리자베스 록 저)의 거미에 대한 부분을 어젯밤에 읽고 나서,
이전부터 제 머릿속에 있던 생각들과 함께 책의 일부 내용들을 글로 표현하고자 합니다.
제가 거미에 제대로 관심갖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고,글 솜씨도 많이 딸리지만,
그냥 가볍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거미.
8개의 다리를 가진 곤충이 아닌 절지류로,
우리 주변,그러니까 집 안이나 야외에서 거미줄을 치고 그 위에 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미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거미를 보면 비명부터 질러대고 죽이려 들죠.
하지만 거미가 사람에게 어떤 죽을 죄를 지었기에 발견 즉시 처형되는 걸까요?
그저 거미줄을 쳐놓고 밥을 기다리거나 그냥 자기 갈 길을 지나가던 거미일 뿐입니다.

문다고요?네...거미가 물긴 하죠.
하지만 사람이 가만히 있는데 거미가 스스로 다가와서 물까요?

그리고 거미한테 물려도 그렇게 아픈 건 아닙니다.
커다란 거미한테 물려도 말이죠.
작은 거미는 당연히 아무 것도 아니고...

거미의 독을 겁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거미 독을 두려워하기 전에 거미 독에 대해 자세히 알아둡시다.
거미의 독은 사람의 침과 같은 겁니다.
밥을 먹을 때 쓰이죠.
물론 자기 방어용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이 자신에게 상처를 내고 거기다 침을 뱉는다고 죽거나 하지는 않죠?
거미에게 물리는 경우도 같습니다.
(비유가 좀 어색한 듯하긴 하지만...)

거미의 이질감 있는 생김새만 보고 거미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사람들에게 할 말이 많습니다.
(비단 저뿐만이 아닙니다.관련된 책을 몇 권 읽어보면 이런 이야기들이 많거든요)
그 얘기는 나중에 다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지금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편견과 선입견을 깨버려라!"라는 겁니다.
(비단 거미뿐만이 아닙니다.바퀴벌레나 다른 곤충들에 대해서도 말이죠)

많은 박사와 연구가들이 말하듯이,거미는 인간에게 이롭고 친근한 존재입니다.
사람들이 귀찮아하고 해충으로 생각하는 파리,모기나 농작물을 해치는 벌레를 잡아먹고,
거미의 독도 인간에게 좋은 쪽으로 연구되어 쓰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거미를 싫어하는 데는 인간 내면의 두려움 때문이라고 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어떤 동물에 대한 공포와 관심은 전부 그 동물에 대한 타고난 친화성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그런 혐오는 그리 심한 문제는 되지 않겠지만,
문제는 그런 두려움을 느낀 사람들이 자기 자식들에게 '거미는 무섭고 징그러운 벌레다'라고 가르쳐 왔다는 것입니다.
요즘 사람들이 거미를 싫어하는 이유는 거의 공통됩니다.
'부모,주위 사람이나 대중매체 등으로부터의 학습'
그러니까 어릴 때부터 '거미는 무섭고 징그럽다'라는 것을 계속 상기하도록 교육받아 왔기 때문에,
실제로 거미를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거미를 싫어하게 된다는 겁니다.
TV나 영화 등은 한술 더 뜹니다.
지금까지의 거미가 등장하는 공포영화나 드라마 등을 살펴보면,
'돌연변이나 독성 화학물질 때문에 거대해진 거미가 실험실을 탈출해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학살한다'는 스토리가 대부분입니다.
거미의 습성을 터무니없이 왜곡한 이야기죠.

모든 동물과 인간은 지구라는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상호작용을 하며 생활합니다.
거미도 예외일 순 없죠.
곤충과 벌레를 포함한 모든 동물은 우리 마음 속의 한 부분('내면의 동물원'이라 불리는)에 속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곤충,벌레를 무조건 혐오하고 죽이는 것은 자기 자신을 해치는 행위라고 봐야겠지요.
인간과 거미 둘 다를 위해서,지금부터라도 선입견을 바로잡아가야 합니다.

옛날부터 거미는 여성과 (천지)창조,창의력,인내,지능,연결과 관계를 상징해 왔습니다.
여성과 창조를 상징하는 거미는 또한 베짜기,직물,운명 등도 같이 상징해 왔고요.
여러 신화에도 거미는 자주 등장합니다.
거미가 자기 몸에서 나온 실로 집을 짓고,그 실을 다시 먹어치워 재활용하는 것을 인도의 신 브라만이 세상을 자신의 몸으로 창조한 것에 비유했죠.
실제로 '거미줄은 수학적으로 하나의 우주'라고 감탄하는 사람들의 말도 있습니다.
유명한 그리스 신화에도 '아테네와 아라크네'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죠.
이것이 후대 그리스 신화 작가들의 재해석으로 변형되어 지금의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가 되었지만,
사실 '아라크네'는 아테나 여신이 거미로 변신한 모습이라고 합니다.
여성을 상징하는 거미가 비하되면서 변형된 신화에서도,거미의 베짜기,즉 창조 능력은 형벌을 받은 자의 강제노동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선주민들은 '거미여인,거미할머니'등 거미를 자상하고 거룩한 창조신으로 여겼습니다.
'거미여인,거미할머니'는 세상의 인간과 동,식물의 운명을 짜는 지혜로운 인물로 묘사되죠.
또한 자외선의 반사를 이용한 거미줄로 거미집에 무늬를 새겨넣어 곤충을 부르는 것과,
거미집의 기하학적 모양과 각에 근거하여 거미가 첫 문자를 창조했으며 언어와 문자의 수호신이라 믿었습니다.
또 거미를 지혜와 인내의 상징이자 의식적인 존재로 믿고 거미에게 조언을 구하곤 했죠.
'거미'라는 말을 총명함의 뜻으로 여겼습니다.

이런 거미가 남성지배적인 유대교나 기독교 등에서는 악마의 화신,사악한 존재로 해석되고 말았죠.

거미가 사람을 도와주거나 구해준 이야기도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이야기가 쫓기는 다윗 왕이 숨은 동굴 앞에 거미줄을 쳐서 다윗 왕을 숨겨준 거미 이야기죠.
페르시아 왕궁의 천장에 있는 커다란 거미 그림도 자신을 독살로부터 지켜준 거미를 기리기 위해 왕이 명령한 것이라고 합니다.

상징적인 존재로서의 거미와 거미에 관한 신화 이야기는 이쯤 하고...
거미와 친근해 질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요즘에는 타란툴라가 애완동물로 많이 길러지면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죠.
거대한 배회성 거미인 타란툴라는,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특히 애완동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크기에 비해 온순한 성격과 관리하기 쉬운 점 때문에 기르기도 어렵지 않고요.

어느 카페의 정모사진인데,어느 카페인지 기억이 안 나는...ㄱ-

타란툴라를 구하기 어렵거나 자금이 부족하다면,
꼭 타란이 아니어도 되지 않습니까?
집안이나 집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늑대거미,깔때기거미 등을 잡아서 키워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죠.
단,산왕거미같이 커다란 거미줄을 치는 정주성 거미 같은 경우에는 좀 까다로워지겠지만...

우리나라에는 김주필 박사님이 세운 세계 최대의 거미박물관,'아라크노피아'가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거미박물관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자랑스러워해야 할 것입니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거미는 지능을 갖춘 의식적인 존재입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거미의 지능,의식을 감지하면 우선 겁부터 먹죠.
거미의 지능은 악의를 수반한다고 믿기 때문인데,이것 또한 잘못된 생각입니다.
다른 무언가에게 무조건 나쁜 감정부터 품는 존재가 어디 있겠습니까?
'서로 다른 종 사이의 의사소통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간단히 하면 다른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라는 거죠.
거미도 지능과 의식을 갖춘 존재인데,당연히 대화가 통하겠죠.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사람들은 곤충이나 벌레를 그저 본능에만 충실하는 기계적인 생물로 보는 경향이 많죠)
이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 등에 나오는 거미는 같은 이야기에 나오는,자신과 접촉한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도 알고 있으며,거미를 친절하게 대했는지 아니면 혐오했는지도 판단하고 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할 수도 있었습니다.
우리도 거미를 만난다면 비록 대화 통하지 않더라도 거미를 친절하게 대한다면 거미도 우리의 마음을 읽고 잘 따라주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연결과 관계를 상징하는 거미줄은 네트워킹의 원조라고 합니다.
거미로부터 구현된 네트워크.
거미 덕분에 생긴 인터넷을 하면서 이 글을 보는 사람이라면,
우선 거미에게 고마워하면서 생각을 다시 품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맺음말-
하...한시간 가량 쓰다 보니 글이 매우 길어졌네요.
하여튼 이 글을 보고 사람들이 생각을 조금이라도 다르게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이상한 부분이나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시길...

'벌레이야기 > 벌레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큐프라임 - 바퀴' 엔딩곡 - Two Soul  (2) 2009.12.05
맘에 드는 사진  (6) 2007.10.19